[성명서 발표]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길사전예약제 후퇴를 우려한다
- sungmi park
- 2024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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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3월 10일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길이 3월 4일부터 평일 전면개방에 들어간다. 주말과 공휴일, 9∼11월 성수기에는 기존 대로 사전예약을 받는다고 하지만 이는 사전예약제의 명백한 후퇴다.
우이령길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과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을 잇는 고개길이다. 양주 구간 3.7㎞, 서울 구간 3.1㎞ 등 모두 6.8㎞의 비포장도로로 이루어져 있다. 이 도로는 6·25 전쟁 때 미군이 작전도로로 개설했고 1968년 1·21 사태 때 북한 공작원들의 침투로였다는 이유로 40여년 동안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2009년 7월부터 부분 개방됐고 사전예약제를 통해 탐방 인원을 제한해왔다. 양주 방면 교현탐방센터 595명, 강북구 방면 우이탐방센터 595명 등 하루 탐방객을 1190명으로 제한했다.
우이령길 탐방 인원은 2018년 8만 841명에서 2022년 15만 5548명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립공원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이령길에는 맹꽁이 참매 소쩍새 까막딱따구리 등 북한산국립공원 전체 법정보호종 28종 가운데 13종(46%)이 서식한다.
국립공원연구원이 2023년 서울 경기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도 ‘탐방예약제 유지’ 의견이 77.5%로 높았다. ‘우이령길만 탐방예약제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응답은 19.6%에 지나지 않았고 46.8%가 ‘불공평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탐방예약제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립공원공단은 결론도 나지 않은 3차례의 민관협의회(공단 양주시 서울시 환경단체 참여) 회의 이후 ‘평일 전면개방, 주말 공휴일 예약제 운영’이라는 성급한 결정을 내놓았다.
1994년 우이령길 포장도로를 막은 후 지속적인 보전활동을 하고 있는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회장 윤여창)은 △공단 내 우이령길 전담부서 설치 △우이령길 자연성 회복을 높이기 위한 정기 생태조사 △생태해설·환경교육 프로그램 확대 △우이령길 체계적 관리를 위한 관리 매뉴얼 제작 등을 계속 요구해왔다.
우이령길 주중 전면개방은 생물다양성 협약 등 국제적 흐름에도 맞지 않고 현재 국내 21개 국립공원 32개 구간에서 시행중인 탐방예약제를 후퇴시키는 일이다. 국립공원 탐방예약제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
우이령은 특별보호구역이며 북한산국립공원의 핵심지역을 관통하는 길이다. 북한산 둘레길이나 도봉산 둘레길로 만들 곳이 아니다. 둘레길은 국립공원 탐방 압력을 줄이자는 취지에 맞게 우이령길을 제외하고 북한산국립공원 전체를 돌아가는 노선으로 조정해야 한다.
국립공원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자연이다.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 이래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가지 분명해진 것은 있다. 사람은 조물주가 만든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종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이다.
국립공원 제도는 이런 인식의 반영이다. 인간 문명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자연환경과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종을 국가가 지정하는 공원으로 묶어 보호하려는 것이다. 2023년 국립공원연구원의 ‘탐방로예약제 효과성 분석 연구’나 한국환경생태학회 연구 결과 모두 우이령길 보전과 탐방예약제 현행유지가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공원공단이 앞장서서 지나칠 정도로 탐방예약제를 후퇴시키는 개선안을 제시한 것은 무척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립공원공단의 역할은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길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잘 보전해서 미래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는 것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은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자연을 보전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열어간다”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지 않은가?
2024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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